중간평가 이후 최종발표까지 있었던 일에 대해서 회고하고 공유해보려합니다.
사실 소마 후기를 언제쯤 작성할까 고민하다가 우수자(인증자) 발표가 나면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오늘 발표가 났고..!
13기 우수자로 선정되어서 속 시원하게 후기를 적어보려합니다.
8월 중간발표
중간발표는 8월말에 있었습니다. 사실 당시에 발표를 준비하면서, 다른팀에 비해서 뒤쳐진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네요. 기획에 고민이 깊었던만큼 열심히 개발속도를 끌어올렸지만 중간발표 때까지는 빠르게 치고 나간 다른 팀들 사이에서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지 않나...
중간발표에서도 전체적으로 주제에 대한 피드백이 많았던 것 같은데, 차라리 완성도나 비즈니스적인 해석이 문제라면 덜 문제였을텐데, 근본적인 프로젝트 주제에 대한 피드백이라서 뼈아팠던 것 같습니다. 추가로 기술적 차별성의 부재에 대해서도... 정말 알고는 있었지만 해결 못한 문제에 대해서, 어쩌면 심사위원들보다 우리 팀내에서 잘 알고있던 문제에 대해 많은 피드백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피보팅한 과정
중간발표 이후의 첫번째 결정사항은 '방향성'이었습니다. 기존의 방향성이 있었고, 9월 이후로 어떤 작업을 할지 계획까지 세워져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너무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지적을 많이 받았고, 소신있게 밀고 나갈 순 있었겠지만 소마에서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여러 중간 과정들이 있었지만, 팀원들과 각자가 소마에서 얻고 싶은 바를 정리했고, 역할을 재분배했습니다. 기존에 계획되어있었던 기획 대신에 지금까지 개발된 기능이 부가기능이 되는(시간적 제약도 있고, 버리긴 아까웠기 때문에) 새로운 기획을 정했습니다.
부동산이라는 도메인은 동일했지만, 사실 메인 비전과 기능이 바뀌는 피보팅이었습니다. 개발 인프라적인 부분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거의 새로운 앱을 개발하게 되는 대규모 기획 변경이었기에 시간이 촉박했지만 빡빡하게 일정을 잡고, 리소스적인 낭비를 줄이려고 되게 노력해왔던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사실 해보고 싶은 것들은 많았지만, MVP를 위한 뼈대만 남기고 간소화된 개발을 1순위로 뒀던 것 같네요.
자부하건데 2달안에 개발 할 수 있는 최대의 효율이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좋은 백엔드 코드에 대한 고민
사실 이번 '딱집' 프로젝트를 하면서 백엔드 개발자로써 역량을 많이 키웠다는 생각은 들지않습니다.
어쩌면 제가 얻고자했던 꽤나 높은 순위의 것을 얻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여러 우선순위가 있었고 기회비용이 존재하였기에, 과거의 8월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긴합니다.
다만 프로젝트 초기에 기술스택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지 못했던 점은 정말 아쉽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몇가지를 꼽아보자면
1. GraphQL에 대한 충분한 리서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한 점
2. Node 기반으로 개발하면서 typescript를 처음부터 도입하지 않은 점
3. 디자인패턴에 대한 고민없이 무지성 코드 진행
4. ORM을 사용하지 않은 점
5. 코드컨벤션(특히나 API 관련된)을 빡빡하게 가져가지 못한 점
이외에도 문제는 많겠지만... 스스로 돌아보기에 심각했던 점들은 이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9월달에 리펙토링을 하면서 코드컨벤션을 빡빡하게 적용하고, 나름의 디자인패턴도 적용해 typescript로 바꾸고 싶었지만, 기획이 바뀌면서 더 쉽지 않은 일이 되었던 것 같네요.
소마 안에서 더 잘하는 연수생분의 코드를 보면서, 아직 본인은 주니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부끄러울 정도의 코드임을 자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자극들에 개인시간을 써서 사이드프로젝트 느낌으로 전면 코드를 리펙토링하고 있고, 올해의 제 목표치이기도 합니다.
정리하자면 좀 더 코드를 치기전에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버 인프라
소마하면서 정말 많이 공부할 수 있었던 분야가 인프라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소마 자체적으로도 AWS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게 AWS코리아의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해주거나, 의무적으로 인프런 AWS 강의를 들어야 하게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사실 뭐 저는 좋았긴한데, 인프라에 관심 없는 분들은 좀 지루했을지도...) 더군다나 멘토님과 Expert분도 인프라에 대한 도움과 조언을 주시기에 차고 넘칠 정도였습니다.
금전적으로도 AWS에서 자체적으로 스타트업에 크레딧을 지원해주는 AWS Activate라는 솔루션이 있었는데, 향후 2년동안 서버비 걱정은 없을 정도로 충분한 크레딧을 지원받아, 꽤나 마음껏 인프라를 구성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습니다.
https://aws.amazon.com/ko/activate/
아래가 '딱집' 서비스의 아키텍처인데, 필요한 범위 안에서 여러 서비스를 써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약간의 비효율적일 수도 있는? 것들이 중간중간 있지만, 나름 필요한 범위 안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구성해보려했다 생각합니다.
마케팅에 600만원 써본썰
우리팀은 전략 자체를 기술적인 차별성에 대한 어필보다는, 유저 확보를 통해 가설을 검증하고 이를 통해 창업의 가능성을 어필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유저가 들어와서 얼마나 서비스를 해피패스대로 사용하는가를 확인해보는 과정이 되는거죠.
프로젝트 활동비 중에 디자인 외주 등의 비용을 최소화하고 대부분을 마케팅에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위의 표는 구글 ads로 광고를 돌렸던 결과인데(나머지 반은 페북광고로) 유저 1명이 설치하도록 하는데 2700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몇가지 느꼈던 점을 정리해보자면
1. 생각보다 광고 집행자체는 쉽지만, 효율적인 광고 집행은 아주아주 어려웠다.
- 당연한 말이지만 그렇기에 마케팅 담당자가 있는거고, 내가 몰랐던 마케팅 개념들(이론적+실무적인 부분들)이 많았다.
2. 정말 돈먹는 하마라고 할정도로 순식간에 돈을 먹어버린다.
3. 그렇기에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돈이 없으니 다른 돈이 안드는 광고 채널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인스타, 지식인, 카페 등등 여러 홍보채널을 시도해보았지만, 돈쓰는 광고만한 효율이 안나온다는...
유저 분석하기
이것도 소마에서 처음 배운 내용들이었습니다. 유저가 앱이나 웹에서 움직이는 동작 하나하나를 SaaS툴을 붙여서 간단하게 트래킹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본 서비스에는 FE차원에서 Mixpanel, Airbridge, Google Analytics를 사용했고, 따로 백엔드에 logging 모듈을 붙여서 세부적인 API Request 단위로 유저 행동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아래의 예시처럼 사용자가 앱을 열었을 때부터 특정 시점에 도달할 때까지 어느 시점에서 유저가 빠져나가고, 어떤 플로우를 거쳐 도착하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PDD
우리가 인증을 받게 해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막판 스퍼트가 많은 기여가 있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PDD(Presentation-Driven-Development)라고 이름을 붙여봤는데, 발표 주도 개발입니다ㅎ. 뭔 소린가 싶겠지만, 발표를 준비하면서 우리가 어떤 부분에서 부족하고, 그걸 채워넣는 쪽으로 개발을 하는... 사실 뭐 개발적으로 옳은? 방법이라곤 할 수 없겠지만, 소마 한정으로 꽤나 좋은 방법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추천 시스템이나 점수 알고리즘 등을 개발하여서 빠르게 적용시켰고, 사용자 검증을 위해서 노력했는 점과 중간발표 때의 피드백을 채우기 위해 도입한 STT 등의 기술도 좋은 가산을 받았던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하면서 11월 한달동안 보고서 쓰라, 발표자료보랴, 개발하랴 정신을 빼놓고 살기도 했지만, 좋은 성과가 있었으니... 암튼 시도해볼만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TOPCIT
사실 4월달에 봤던 예비 탑싯은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왜 컴공4학년이 유리하다고들 하는지 알겠는 시험이랄까... 그동안 봤던 자격증 시험과는 다르게 CS 전반적으로 다루는 범위가 넓었고, 1000점 만점에 200점대로 탈탈 털리고 왔었습니다.
10월달에 칠 때도 집중적으로 준비는 하루정도하면서 Essential만 싹 훑어보고 쳤는데도, 그동안 6개월 프로젝트하면서 쌓인 내공이 생겼는지 꽤나 만족할 정도로 점수가 나온것 같네요. 소마 내에서 점수 반영비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반타작은 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최종발표
최종발표 때는 기획, 중간보다는 준비가 잘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리허설을 해보면서도 생각보다 발표에 짜임새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편안하게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날 마지막 발표였기에 심사위원분들의 집중도가 떨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우려에, 중요한 부분에 대한 딜리버리에 집중하기 위해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발표하는 그 순간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냥 연습했던 내용이 주르륵 흘러나오는 느낌..?
악센트나 톤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시선처리가 좀 아쉬웠지 않나 생각됩니다.
양옆으로 스크린이 있고, 심사위원도 7명이나 계셔서 손짓이나 시선처리가 되게 어려웠던... 기억이 남네요.
우수자 선정
최종발표 후 1주일도 안되어서 Webex로 우수자결과를 받아볼 수 있었고, 메일로도 우수자 관련 설명문이 함께왔다.
8개월동안... 지원과정부터 거의 1년정도를 노력한 성과여서 뿌듯하기도하고, 이제 끝났다 생각하니 공허함도 있었다.
앞으로
아무래도 빠르게 군대를 다녀온 뒤... 3,4학년동안 학교와 일을 병행하며 남은 대학 생활을 보낼 것 같습니다.
직접 창업을 다시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 스타트업에 가서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배우면서 일하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그동안 소마에서 미처 쌓지 못했던 개발적인 역량을 보강하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요...
소마의 가장 좋은 점은 서당개가 될 수 있다는 점 같습니다. 관련 업종에서 종사하시는 시니어인 멘토분들과 주니어인 잘하는 연수생분들 사이에서 귀동냥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게 크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에서 교수님께 배울 수 있는 부분과는 또 다른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 한해였습니다.
최종적으로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백엔드에 관심이 있기에 이쪽을 좀 더 열심히 해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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